서울시 용산구의 한 써브웨이 매장에 양상추 품질에 관한 공지가 붙어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외식업계가 또 양상추 수급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로 양상추 생육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수년째 양상추 수급 대란이 이어지면서 기후 위기가 외식업계의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복되는 대란 롯데리아는 최근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도 최근 일부 매장에서 황금성릴게임 샐러드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이는 최근 잦은 기후 변화로 양상추 공급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올 여름 폭염과 폭우가 반복된 데다, 지난달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등 기후가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공급되는 양상추 품질마저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써브웨이 일부 매장에서는 "최근 이상 기온의 영향으로 양상추의 색 백경게임랜드 상이 다소 짙거나 식감이 조금 더 느껴질 수 있다"는 안내문을 걸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픽=비즈워치 물량도 부족한데 품질이 양호한 양상추는 한정돼 있다보니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 릴짱릴게임 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상추 1㎏ 월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7월 1872원에서 8월 2759원, 9월 2426원, 10월 2661원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무려 4706원까지 치솟았죠. 이 가격은 지난 2월(1592원)과 비교하면 195.6%나 오른 수치입니다. 문제는 양상추 대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바다이야기릴게임 점입니다. 2021년 11월에는 늦장마와 병해, 한파가 겹치면서 양상추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때 맥도날드, 버거킹 등이 양상추가 없거나 적게 들어간 햄버거를 판매했고요. 롯데리아는 일부 매장에서 양배추와 양상추를 섞어 사용했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에도 폭우로 작황이 부진한 탓에 양상추 대란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릴게임갓 에는 양상추뿐만 아니라 토마토도 수급 문제를 겪었습니다. 여름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토마토 가격이 치솟으면서 맥도날드는 일부 버거 제품에서 토마토를 뺐고요. 롯데리아는 또 다시 양배추와 양상추를 섞어 사용했습니다. 위협이 된 기후 위기 양상추가 유독 수급 대란에 자주 휘말리는 것은 기온 변화에 민감한 작물이기 때문입니다. 생육 적온이 15~20℃로 좁은 편이죠. 여름 폭염이나 가을 한파 같은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즉시 생산에 타격을 입습니다. 대량 비축이 어렵다는 점도 양상추의 단점입니다. 사과나 쌀처럼 저장성이 좋은 작물은 풍년일 때 비축해뒀다가 흉년에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상추 같은 엽채류는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장기 보관이 불가능합니다. 기후 이상으로 공급이 줄어들면 곧바로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사진=아이클릭아트 외식업계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햄버거나 샌드위치 메뉴에서 아예 양상추를 빼거나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메뉴 구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대체재마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롯데리아 같이 양배추를 섞어 쓰는 '땜질 처방'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런 수급 불안정은 양상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토마토, 고랭지 배추 등 기후에 민감한 농산물들도 최근 수년간 잦은 가격 변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폭우와 폭염, 이상 저온 등 이상 기후의 영향이 큽니다. 사과, 배 등의 과수 역시 최근 수년 사이 가격 급등으로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재배 가능 면적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2023년 발간한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보고서'를 살펴보면 1912년부터 2020년까지 109년간 우리나라의 연 평균 기온은 약 1.6℃ 상승했습니다. 전 세계 평균인 1.09℃보다 빠른 속도입니다. 여름철 강수량도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최근 30년간에는 극한 강우 발생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식탁이 변한다 미래에는 이런 기후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환경부의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할 때 21세기 후반 대한민국의 연평균 기온은 현재 수준보다 2.3~6.3℃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 21세기 후반에는 연 평균 강수량도 현재 대비 4~16%가 증가할 전망입니다.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늘어나면 농업 생산 전반이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후 변화로 작물의 개화나 성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요. 재배 적합 지역이 변화하거나 외래 병해충이 발생할 가능성도 늘어납니다. 잦은 홍수와 가뭄도 위협 요인입니다. 이렇게 농산물 생산이 불안정해지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용산구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 양상추, 양배추 혼용 공지가 붙어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한국은행도 지난해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기후플레이션'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2040년까지 국내 농산물 가격이 약 0.6~1.1%, 전체 소비자물가는 0.3~0.6% 상승할 전망이라고 하네요. 최근 양상추 수급 문제가 반복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이제 '이상기후'가 더 이상 이상하지 않아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식탁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사과, 배, 포도 같은 과일은 재배 적지가 사라지면서 점점 귀해지고 양상추나 토마토 같은 채소도 지금처럼 쉽게 먹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 식생활 전반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양상추 대란은 단순히 햄버거에 양배추가 들어간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식탁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인 겁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기후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정혜인 (hi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