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중순 어김없이 김포 장릉 저수지에 원앙이 찾아왔다. 원앙 수컷이 장릉 저수지 수면에 평화로이 앉아있다.
지난 10월 중순 어김없이 김포 장릉 저수지에 원앙이 찾아왔다. 지난 2009년 12마리를 관찰한 이후 꾸준히 먹이주기 등 활동을 해 온 덕분인지 5년 전부터는 이곳을 찾는 원앙이 3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중간 기착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암컷 원앙 곁에는 항상 수컷이 함께한다.
특히 장릉
릴게임골드몽 저수지 주변에는 떡갈나무·신갈나무·졸참나무·상수리나무·갈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풍부한데, 원앙의 월동 시기에 맞춰 풍성하게 열려 이곳을 찾는 원앙도 늘어나는 것이다.
이른 아침 저수지에 물안개가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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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이 낀 고요하고 평화로운 저수지.
나뭇가지 위에서 잠을 청했던 원앙들 아침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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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으로 달려 내려와 하루를 시작하는 원앙들.
먹이를 먹는 것은 물론, 짝을 맺으려 바쁘게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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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저수지의 모습이지만 원앙들이 짝 찾기에 혈안이 된 속내를 숨기고 있다.
원앙은 텃새이기도 하지만 철새도 있다. 철새인 원앙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봄에 러시아 번식지로 떠난다. 장릉 저수지를 찾는 원앙들은 봄·가을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약 두 달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간 머문다. 봄에는 이곳에서 짝짓기를 한 뒤 번식지로 떠나고, 추운 겨울에는 더 따뜻한 곳으로 남하해 제주도에서 월동한다.
수면에서 활동을 하다 나뭇가지 위에서 휴식한다.
반복적으로 나뭇가지와 수면을 오가며 휴식과 먹이활동을 반한다.
암컷 곁에는 항상 수컷이 맴돈다.
올해도 단풍으로 붉게 물든 저수지에 내년 봄 짝짓기를 앞둔 수컷 원앙이 화려한 혼인색(번식 시기에 몸에 화려한 색상이나 문양 등이 생기는 것)을 드러났다. 미처 털갈이를 못 한 수컷들도 간혹 눈에 띈다. 수컷의 화려한 혼인 깃을 보면, 원앙이 단풍잎에 물든 것인지 단풍잎이 원앙을 빼닮은 것인지 헷갈릴 만큼 함께 어우러져 저수지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목욕을 즐기는 원앙 수컷.
목욕을 마친 뒤 나뭇가지에 올라 깃털을 다듬는 수컷 원앙. 화려하고 아름다운 깃털은 짝짓기의 지름길이다.
수컷 원앙은 아름다운 깃털을 유지해야 암컷 원앙의 간택을 받는다.
깃털을 정리하며 휴식을 마친 수컷 원앙이 물로 향한다. 암컷에게 구애할 시간이다.
원앙은 경쟁자와 힘으로 경쟁하기보다 멋스럽고 화려한 깃털을 내세워 매력을 과시한다. 화려한 깃털은 암컷을 유혹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기 때문에 깃털 치장이 곧 짝짓기 경쟁력이다. ‘금실 좋은 부부관계’의 비결이 바로 수컷의 깃털 관리에 달린 것이다.
원앙과 단풍이 서로 닮았다.
수컷 원앙은 화려한 깃털을 유지해야 암컷을 유혹할 수 있다.
원앙이 단풍처럼 붉은빛으로 달아올랐다.
가을은 이런 수컷들에게는 ‘맞선’의 계절이다. 원앙 무리의 성비는 암수 3대 7 정도이니 수컷들은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그처럼 봄·가을에는 목숨을 바칠 것처럼 지극정성으로 구애를 한 수컷도 짝짓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습을 감춘다. 새끼를 키우는 것은 암컷 원앙의 몫이다.
암컷 원앙을 가운데 두고 몸을 부풀려 화려한 깃털을 과시하며 유혹하는 원앙 수컷들.
경쟁자를 몰아내는 수컷 원앙. 그러나 선택은 암컷 원앙에게 달려있다.
암컷 원앙 주변에는 수컷 원앙의 유혹이 짝짓기를 마치는 봄까지 계속된다.
화려한 목 깃털, 그리고 투구를 쓴 머리 뒤 깃털은 수컷 원앙의 기상이자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한 상징이다.
원앙 수컷이 화려한 깃털을 생명처럼 여기는 것은 자신의 종을 남기려는 본능적 행동이다.
수컷 원앙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인 암컷 원앙이 수면 위에 몸을 낮춰 허락한다.
원앙은 저수지에 늘어선 나뭇가지 위에서 쉬다가 물가로 내려와 물질하기를 반복한다. 나뭇가지는 피난처이자 휴식처로 제격이다. 수많은 나뭇가지 가운데서도 각자의 지정석이 있어 자리싸움도 일어난다. 오전에는 주로 나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정오가 되면 수면에서 먹이활동과 목욕, 깃털 고르기, 짝들과의 만남을 즐긴다. 짝을 찾고 뺏기고 지키려는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암컷 원앙 곁에는 수컷 원앙들이 항상 따른다. 암컷을 차지하려 호시탐탐 노린다.
수컷 원앙에게 둘러싸인 암컷 원앙(가운데).
원앙들의 필사적인 구애와 짝짓기가 발그레한 가을이 내려앉은 저수지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벌써 ‘눈이 맞은’ 원앙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언제 내쳐지고 언제 간택 받게 될지 모를 일이다. 단풍잎이 다 떨어지고 저수지에 겨울이 오면, 원앙들은 더 따뜻한 곳으로 떠나 월동을 시작할 것이다. 원앙이 무사히 겨울을 버티고 번식지도 돌아가는 내년 봄, 원앙이 다시 이곳을 찾을 때면 저수지는 산벚꽃이 흐드러질 것이다.
짝을 쟁취하기 위한 수컷 원앙들의 결투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