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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15일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안보포럼(ASF)에서 니콜라스 번스 전 주중대사(오른쪽)가 제니 민톤 베도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애스펀(콜로라도주)=김은중 특파원 로키산맥이 솟은 산악 지대로 유명한 미국 콜로라도주(州) 애스펀에서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가 주최하는 연례 회의 ‘애스펀안보포럼(ASF)’이 1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은 애스펀안보포럼은 미국과 세계 주요 국가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계 인사들이 모여 당면한 세계 안보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행사다. 인구가 6000명에 불과한 소도시 애스펀은 맥도널드·스타벅스도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깡촌’인데 매년 여름 이맘 통신연체신용카드 때면 북새통을 이루는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중동 분쟁 등 혼란한 국제 정세 속 정답을 찾기 위해서다. 올해도 애스펀전략그룹(ASG) 공동 의장인 니콜라스 번스 전 주중대사,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제이크 설리번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쿤스·마크 워너 연방 상원의 cb단기연체 원, 마크 에스퍼·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바이바 브라제 라트비아 외교장관 등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 1000명이 참석해 나흘간 머리를 맞댄다. 토론 대상은 미·중 경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 같은 지정학 이슈부터 인공지능(AI), 우주, 사이버 안보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한다. 트럼프가 사금융대출기록 매번 ‘가짜 뉴스’라 쏘아붙이는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 케이틀린 콜린스, 180년 이코노미스트 역사상 첫 여성 편집장에 선출된 제니 민턴 베도스 같은 스타 언론인들이 진행자로 나선다. 올해 5월 타계한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공동 창업자 자격으로 지난 40년 동안 애스펀전략그룹에 몸담았는데 번 네이버 금융계산기 스는 “공화당도 민주당도 없는 초당파 정신에 따라 올해도 치열하게 토론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포럼에는 관례에 따라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 사령관 등 국방부 고위 당국자 12명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정부 국방부가 포럼 개최 직전인 14일 “포럼이 추구해온 가치가 정부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참석을 일방 취소했다. 번스는 “안타깝게 생각하지 갈보리 만 우리의 문은 여전히 트럼프 정부에 열려 있다”며 “트럼프 정부는 정당하게 출범한 정부로 우리는 그들을 존중하고, 이번 여름에도 내년에도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기를 바란다. 그게 바로 미국의 길(American Way)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애스펀전략그룹(ASG) 공동의장인 니콜라스 번스 전 주중대사가 15일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안보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애스펀(콜로라도주)=김은중 특파원 15일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안보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세션을 경청하고 있다. /애스펀(콜로라도주)=김은중 특파원 나흘 포럼의 첫 세션에서는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 대사(2022년 4월~2025년 1월)를 지낸 직업 외교관 출신 번스가 연사로 나섰다. 그는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려는 중국이 한국의 황해를 비롯해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나는 임기를 마친 뒤 더 매파적으로 변했다”며 “중국과는 협력하되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벌이는 ‘관세·무역 전쟁’에 대해 “그렇게 터프하게 행동하고 터프한 딜을 추구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예상치 못한 충돌이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인도·태평양 사령부 등이 중국과 군(軍) 채널을 갖고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후임인 데이비드 퍼듀 신임 대사에 대해서는 “훌륭한 사람이 (중국에)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번스는 전임 바이든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일본·호주 같은 인·태 지역 동맹과 협력을 강화했던 것을 언급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진짜로 위협을 느꼈던 것 같다” “중국 측 인사들과 얘기하면서 나는 확실하게 이걸 피부로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트럼프 정부가 한일과 무역 갈등을 빚는 것을 ‘자살 골(own goal)’이라 표현하며 “동맹은 중국과의 경쟁에 있어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며 관계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가 이웃 국가인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 주장하고, 덴마크에 그린란드 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등도 비판했다. 포럼 기간 소도시 애스펀도 들썩이는데 웬만한 시내 호텔의 1박 요금은 1000달러(약 145만원)가 넘었고,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왕복 4차선 도로는 5km를 이동하는 데 30분 이상 걸릴 정도로 체증이 심했다. 워싱턴 DC에서 온 한 싱크탱크 인사는 “비행기를 두 번이나 경유하고 그마저도 인근 도시에 불시착해 애스펀에 닿기까지 거의 하루가 다 걸렸다”면서도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해 코로나 이후 매년 개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개막 현장에는 정부·학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록히드마틴·구글·보잉 등 다국적 기업 관계자들도 다수가 운집했다. 로키 산맥에 둘러싸인 애스펀은 곰과 무스(말코손바닥사슴) 등이 출몰하는 이른바 ‘베어 카운티(Bear County)’로 유명한데 주최 측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비상시 대응 요령 등을 정리해 배포하기도 했다. 15일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 시내에 곰과 직면했을 때 대응 요령이 담긴 입간판이 서 있다. /애스펀(콜로라도주)=김은중 특파원 ◇ ☞애스펀 연구소 (Aspen Institute) 미국의 사업가인 월터 펩키가 1949년 콜로라도주 애스펀에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시카고 출신으로 애스펀의 자연경관에 감동한 펩키가 세계의 리더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토론을 하는 아이디어를 구상한 것에서 비롯됐다. “대화와 리더십을 통해 미국과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운영 취지다. 정치 구도에서 한 발짝 물러나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토론하도록 주선하는 초당적 주관자를 지향한다. 경제·교육·환경 등 30여 개 분야서 각 프로그램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2010년부터는 매년 전 세계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국내외 문제를 논의하는 ‘애스펀안보포럼’을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