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납치 생존자 루이스 하르 인터뷰
2023년 10월 7일 키부츠에서 끌려가
129일간 가자 억류…체중 16kg 빠져
‘억류자들과 대화’가 살아남은 원동력
드론 소리에도 울컥…“진실 알리는 게 내 일”
루이스 하르 [(예루살렘) 천예선 기자]
[헤럴드경제(텔아비브)=천예선 기자] “몸은 돌아왔지만, 정신은 가자에 있습니다.
릴게임무료 ”
지난 9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 ‘인질 광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루이스 하르(72)는 2년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돼 129일간 억류됐던 참상과 이후 생존 이야기를 이같이 증언했다.
2023년 10월 7일 오전 6시 29분. 지옥이 열렸다. 아르헨티나 출신 루이스는 당시 이스라엘 남부 국경 인근 니
한국릴게임 르 이츠하크 키부츠(집단 농업공동체)에 머물고 있었다. 새벽녘 로켓포가 떨어지자 그는 연인 클라라, 가족 3명과 함께 집안 방공호로 황급히 대피했다. 그러나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문을 총으로 쏘아 부수고 침입하면서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른 채 그와 가족은 모두 납치됐다.
루이스는 5명과 함께 소형 트럭에 실려 이동했다. 가자지구 지하터널을
릴게임모바일 도보로 통과한 후 남부도시 라파의 한 주택 2층에 감금됐다. 그는“무장 경비원 4명이 상시 감시했다”며 “소량의 통조림과 빵이 제공됐지만, 식량은 점점 줄었고 결국 하루 피타빵 하나를 여럿이 나눠 먹어야 했다”고 말했다. 억류 기간 그의 체중은 16kg이나 빠졌다.
지속되는 폭발음과 전투 소식은 공포를 더했다. 루이스는 “밤마다 폭발음이
릴게임골드몽 들렸다”며 “누군가는 ‘내일 새벽 7시에 지상 작전이 시작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루이스 하르 [천예선 기자]
루이스의 자유는 억류 129일째 되던 2024년 2월12
체리마스터모바일 일 새벽 찾아왔다. 그는 총격과 폭발음이 뒤섞인 혼란 속에서 그에게 들린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무전통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었다.” 그는 그때 깨달았다. ‘다이아몬드’가 바로 자신이었다는 걸.
루이스는 새벽 2시쯤 IDF에 구조돼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했다. 이후 3시 15분경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햇빛을 본 순간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에 울었다”며 “다섯 명이 함께 있었다.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억류기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매일 아침 기도하고, 함께 있던 동료 억류자들과 일상을 나누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TV와 라디오 등 어떤 정보도 차단된 상황에서 밤이면 서로의 추억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며 의지했다.
전문 댄서였던 그는 공연 중 신발이 날아가 청중 위로 떨어진 일 등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었고 “서로가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회상했다.
지난 9일 오후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0일 생존 인질 석방 소식에 5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운집해 환호했던 곳이다. 이날은 2014년부터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중위 하다르 골딘 시신이 송환된 날이기도 했다. 인질 광장에서 만난 로닛 루리아는 “한 시간 전 골딘의 시신이 마침내 돌아왔다”며 “11년, 4000일을 기다린 순간”이라고 감격해 했다. [(텔아비브) 천예선 기자]
그러나 후유증은 심각했다. 루이스는 “드론 소리만 들려도 덜컥 겁이 나고 손발이 떨리기도 한다”며 “트라우마는 멈추라고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마 20년이 지나도 이 기억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그는 새삶에 대한 희망도 놓지 않았다. “누가 제 나이를 물으면 ‘한 살 반’이라고 말한다”며 “기적처럼 다시 살아 돌아왔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이스는 “나는 감정 표현이 서툰 사람이었지만, 이 일을 겪으며 살아남으려면 말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실제로 겪은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루이스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체결된 이스라엘-하마스간 휴전 협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번 휴전 합의는 정치의 일환이지 리더십의 산물이 아니다”며 “이 휴전으로 평화를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