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한 홍성산업 내 작업 공간을 김병식 홍성산업 대표(왼쪽)와 김재용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이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충북 괴산에 있는 홍성산업은 1971년 설립된 중소기업이다. 자본금 13억9000만원으로 자동차 부품 제조를 시작으로 사업 분야를 점차 확대하며 ‘국내 최초’ 수식어도 다수 얻었다.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개발·시판 개시하고, 국내 최초로 허니컴(벌집 모양) 패널 연속 제조 설비를 개발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홍성산업은 유망 중소기업 선정과 기업부설연
구소 인정 획득 등의 성과도 냈다.
하지만 괴산 공장을 약 35년간 가동하면서 홍성산업의 고민은 커졌다. 사업 초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지만 분야를 확대하고 다루는 자재의 종류와 양이 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가동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더 효율적인 공장 운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 중소기업’
이라는 지역·규모적 한계 탓에 첨단 기술과 시스템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홍성산업은 내부 논의 끝에 삼성전자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주요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인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 인력 양성 교육을 지원하는 스마트공
장 지원사업은 2015년부터 제조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삼성의 제조 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며 국내 제조업 발전과 상생 협력에 이바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년 동안 중소·중견기업 약 3450곳을 지원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에 걸쳐 정부·지방자치
단체·삼성전자를 합해 2167억원이 투입됐다.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중소·중견기업들의 생산성 44% 향상, 불량률 53% 감소, 매출 23.7% 증대, 고용 26% 확대 등 성과를 거뒀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만족도는 2019년 86.2%에서 지난해 93.6%까지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며 꾸준히 증가했다.
홍성산업의 경우 가장 시급한 주요 과제는 생산성과 품질 향상 등을 위한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한 품질 관리 개선 등 MES 고도화였다. 영업 관리 등 업무를 여전히 수기로 입력해 실시간 데이터 연동에 어려움이 있었고, 자재 관리 역시 실시간 연동 부재로 각종 오류와 부서 간 작업 지연 문제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진행된 1차 스마트공장 구축에 따른 개선은 기대 이상이었다. MES 도입을 통한 전산화 시스템 구축으로 생산 지시, 실적, 작업 일지, 재고 관리 등이 모두 전산화됐다. 이를 통해 코일 등 재고 비용은 22% 절감됐고, 건축 납기일은 기존 10일에서 6일로 40% 단축됐다. 코일 교체 시간 역시 기존 1회 10분에서 5분으로 50% 줄었으며 이물 불량은 5건에서 3건으로 40%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자재 창고의 공간 활용성 극대화를 통한 작업·창고 공간 분리와 이에 따른 업무 환경 개선이었다. 코일 등 원자재 보관 공간이 대폭 늘면서 코일 창고의 경우 랙(Rack)이 기존 96칸에서 138칸으로 43% 증가했다. 아무 데나 널브러진 자재들로 난잡했던 창고 환경이 정리되면서 지게차 물류 동선 역시 기존 130m에서 90m로 줄었고 이는 생산량 증가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홍성산업이 투자한 금액은 전체 사업비의 40% 수준이다. 총한도 1억원 중 정부와 삼성전자가 3000만원씩 6000만원을 지원하고, 홍성산업이 4000만원을 투입했다. MES를 고도화하기 위한 2차 구축은 올해 7월부터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 이 역시 총사업비 2억5000만원 중 약 1억원을 홍성산업이 부담하고, 나머지 1억5000만원은 정부와 삼성전자 등에서 지원을 받는다.
홍성산업의 경우 스마트공장 구축이 당장 매출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다. 관세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중소기업들의 목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병식 홍성산업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불황 속에서 지금 당장 눈앞의 성과를 바라기보다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숨을 한 번 고르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한 홍성산업 내 작업 공간을 김병식 홍성산업 대표(왼쪽)와 김재용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이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김 대표는 “삼성의 기술력과 전국적 네트워크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지역적으로 소외받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단비와 같은 혜택”이라며 “이번 지원을 계기로 시기적 업다운이 큰 사업 환경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강화해 안정적인 회사를 꾸리는 것이 제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의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지난 2015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지원해온 기업 수만 3450개에 달한다.
20년 이상 제조 경험을 쌓아온 전문위원 160여 명이 전국 각지 중소기업으로 파견돼 두 달 이상 현장에서 상주한다. 이들은 현장의 문제 진단부터 공정 최적화, 자동화 시스템 구축, 품질관리 체계 확립까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다.
결국 삼성은 생산관리·품질·자동화 분야 기술 역량을 중소기업 현장에 접목하며 낙후된 공정 개선에 이바지하고 있다. 삼성의 지원을 받고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한 기업의 매출은 평균 24% 늘고 고용은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산 박민기 기자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