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 결의대회. 남원시 제공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놓고 충남 아산과 경합하고 있는 전북 남원의 공세 역량이 심상치 않다. 1차 공모를 통해 경찰청이 작년 9월 예산을 포함한 3곳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충남 유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아산·예산이 동시에 후보지로 선정된 데 따른 역효과가 우려됐지만 김태흠 충남지사가 아산 단일화 승부수를 던지면서 그 부분 리스크도 제거됐다. 잠시 한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아산 라이벌 남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4일 열린 국회 앞 유치 결의대회 상황을 보면 그에 맞서 아산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제2중경 유치 성공을 위해 충남은 예산을 희생하면서까지 아산 승부수를 띄워놓았다. 회심의 카드를 빼 든 것이다. 게다가 제반 입지 환경과 조건의 경우 비교우위에 있는 아산이다. 중언부언할 것 없이 아산은 경찰 교육기관이 집적돼 있는 데다 뛰어난 교통 인프라 등을 감안하면 제2 중경 설립 최적지라는 데 이의를 달기 어려운 도시다. 1차 공모 때 기준 항목 평가에서 합산 점수 1위에 올랐을 개연성도 높다. 이후 현장 실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입지를 결정했으면 지금처럼 유치전이 과열로 치달을 이유가 없다. 최종 입지 선정이 미뤄지면서 아산 대 남원 간 예측불허 싸움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상 필기시험과 면접을 마쳤 음에도 다른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품게 만든다. 가정이지만 엊그제 국회 앞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당일 유치 대회는 일회성 보여주기식 패턴과는 다른 구석이 많았다. 우선 대회 참여 인원이 1600명이나 됐다. 전북 정·관계 인사 등을 비롯해 지역민이 총출동했다. 국회의장도 그 자리에 나와 남원 지원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한 모양이다. 중립적이어야 할 국회 수장이 대놓고 편을 들어준 것이다. 2부 순서인 정책토론회에 여야 부의장 2명,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등이 서면 축사를 보냈다는 보도도 있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도 있는 점에서 심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충남과 아산은 이런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예산까지 주저앉혀 놓고 제2중경 유치에 실패하면 그런 낭패가 다시 없다. 지역 정치권도 헤매지 말고 각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