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사회 공헌 활동과 더불어 효율적인 자본의 배분을 통해 우리 사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리딩금융'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KB금융그룹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란 미션 아래, 금융 본연의 힘을 경제 전반으로 확장하며 생산·포용적 금융 실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9월 창립 17주년 기념사를 통해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힘이
돼야 한다"며 "소상공인, 청년, 취약계층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온 KB금융이 더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밝혀드릴 수 있도록 포용 금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생산적 금융의 확대를 통해 KB금융이 새로운 성장의 불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에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 제시
KB금융은 지난해 순
익이 5조원을 돌파하면서 금융지주 처음으로 '5조클럽'에 입성했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3분기만에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며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 5조1217억원으로 경쟁사들과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며 리딩금융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KB금융은 그동안 업계 최초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고, 분기배당정책 및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제도를
도입하는 등 선도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지속가능한 밸류업(Value-up) 방안'을 통해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주주환원을 연계한 '기업가치제고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주주환원 규모를 키워 주주가치를 크게 늘렸다.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주식가치가 상향됐다. 현재도 금융 대표주로서 지난
10일 기준 13만25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해 시가총액 50조원을 돌파(시총 7위)했다.
이러한 기업가치 제고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KB금융은 지난 5월 거래소가 선정한 '밸류업 최우수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했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총 3조1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감안할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
율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관리 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핵심 성과지표(KPI)를 재설계 하는 등 기업가치제고 패러다임에 맞춰 경영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체질을 개선하며 시장에 약속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이행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장 신뢰를 공고히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 경제성장 불씨 역할 강화
양 회장은 내부 회의에서 항상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모든 금융사의 숙명"이라고 강조할 만큼 정부 주도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정책에 대해 적극적이다.
KB금융은 업계 최상위 수준의 자본력과 조달 역량으로 미래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전략 산업 육성과 생태계조성을 지원하고자 향후 5년간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을 공급한다. 총 110조원 규모 중 생산적금융으로 93조원, 포용금융으로 17조원을 2030년까지 지원한다.
생산적금융 93조원은 투자금융 25조원과 전략산업융자(기업대출) 68조원으로 공급한다. 투자금융 부문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 △그룹 자체투자 15조원으로 구성된다. 전략산업융자의 경우 5년간 68조원 규모로 첨단전략산업 및 유망성장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한다. 포용금융 17조원은 서민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성장과 재기지원, 자산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지원과 채무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추진된다.
KB금융은 국내 선도지위를 가진 투자금융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가딜(MegaDeal) 발굴 및 선제적 금융지원을 통해 국민성장펀드의 조기 성과창출 및 성공적 안착을 지원한다. 추가로 15조원 규모의 그룹 자체투자를 통해 생산적금융(KB자산운용·KB증권·KB인베스트) 펀드를 결성, KB증권의 모험자본 공급, 계열사 인프라·벤처투자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5극 3특 전략'에 부합하는 지역 성장 프로젝트 발굴도 적극 추진한다. 권역별 핵심 산업과 연계되는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인공지능(AI)센터, 물류·항만 등 지역 맞춤형 전략산업과 SOC 복합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국가 반도체산업의 핵심거점이 될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대규모 발전 사업(3조3000억원 규모)에 대한 금융주선을 통해 생산적 금융에 직접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정부 주도 생산적 금융 확대에 전사적 지원을 다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출범했다.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 프레임워크'를 정립해 신재생에너지, 첨단전략산업, 혁신기업 등 국가 경제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금융그룹 차원의 지원 방안도 마련해 나간다.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자산운용, KB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의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 자산운용을 비롯한 전략·재무·리스크·인사 등 각 부문 경영진이 폭넓게 참여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생산적 금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 KB증권 등에 생산적 금융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담조직(심사·리서치)도 신설한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담보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편도 계획 중이다. 올해 말에는 계열사 IB부문 내 부동산금융 관련 영업조직은 축소하되 기업·인프라금융 조직은 확대하는 개편도 검토 중이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