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차도선 도입 7개월 동안
223t 수거… 목표치 15~20% 그쳐
건조비는 81억 등 혈세 낭비 지적
郡 “첫 운항 시행착오, 개선 노력”
인천 옹진군 연평면, 자월면, 덕적면 등 섬 지역 쓰레기를 최소 월 10회씩 치우겠다는 목표로 올해 ‘옹진청정호’가 취항했지만, 실제 운항 횟수는 지난 7개월여 동안 총 15회에 그쳤다. 2025.10.29 /옹진군 제공
“북쪽 해안가에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말도 못하죠. 옹진청정호는 여기 근처도 안 와요.” -이현각 백아도 어촌계장
“옹진청정호는 구경도 못 했죠. 해양쓰레기를 마대자루에 모아놓아도
가져가질 않습니다.” -김필협 울도 어촌계장
“옹진청정호가 올해 딱 한 번 왔습니다. 그런데 해양쓰레기를 절반밖에 못 가져갔습니다.” -장기석 지도 어촌계장
“주민들이 해양쓰레기를 모아도 그냥 쌓아놓을 뿐이죠. 옹진청정호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김훈기 문갑도 어촌계
장
“옹진청정호가 올해 한 번 다녀갔는데 쓰레기가 워낙 많아 티가 안 납니다. 언제 또 올지 모르겠습니다.” -서인수 굴업도 전 이장
인천 섬 지역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차도선 옹진청정호(208t)가 제 역할을 못하고 혈세 낭비 주범으로
전락했다.
1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옹진청정호가 첫 취항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동안 인천 섬 지역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횟수는 총 15번, 양으로는 223t에 불과했다.
섬별 해양쓰레기 수거 횟수는 연평도 9회, 덕적면 4회(덕적도·지도 각 1회, 소야도 2회), 자월면 2회(자월도·
소이작도 각 1회) 등이다. 옹진청정호는 연평도에서 폐그물 등 187t을 치웠고, 자월·덕적면에서는 36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옹진군 덕적면에 속한 무인도인 각흘도에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당초 옹진청정호는 덕적 자도와 무인도 등 섬 쓰레기를 최소 월 10회씩 치우기 위해 도입됐지만, 올해 전체 운항 횟수는 15회에 그쳤다. /독자 제공
옹진청정호의 실적은 당초 옹진군이 계획했던 목표치에 크게 미달한다.
옹진군은 올해 초 ‘옹진청정호 및 해양쓰레기 정화사업 수탁운영 사업자 모집 공고’에서 연평도 1천410t, 북도·덕적·자월·영흥면 290t 등 총 1천700t을 해양쓰레기 수거량으로 제시했다. 또 옹진청정호 운항은 매월 10회(연평도 6회, 북도·덕적·자월·영흥면 각 1회씩)를 목표했다. 하지만 공고 내용이 모두 지켜지지 못하면서 옹진청정호의 올해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목표치의 15~2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 사이 해양쓰레기는 섬 지역에 계속 쌓이고 있다.
이현각 백아도 어촌계장은 “공공근로를 하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모아 마대에 담아놓아도 수거가 안 된다. 결국 마대도 삭고, 바람에 쓰레기와 먼지가 휘날리면서 더 엉망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훈기 문갑도 어촌계장은 “과거 옹진군 예산 지원으로 주민들이 해안가에서 모은 쓰레기를 어촌계 어선에 실어 선착장으로 옮겼다. 이후 바지선이 와 쓰레기를 수거해 나갔다”면서 “옹진청정호가 생긴 후 단 한 번도 섬에 안 와 오히려 해양쓰레기 반출량은 줄었다”고 했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 지도 북서쪽 해안가에 해양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독자 제공
옹진청정호의 건조비는 81억원(국비 37억5천만원, 시비 18억7천500만원, 군비 24억7천500만원)이다. 폐기물수거함(8.5t) 2개와 폐기물트럭(11t) 2대 등 39t의 폐기물 적재용량을 갖췄다. 폐기물을 싣는 차량이 승선하거나, 크레인으로 폐기물을 집어 배에 싣는 방식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한다. 옹진군은 옹진청정호 운영과 해양쓰레기 수집·운반·처리를 옹진해운(주)에 위탁했다. 옹진청정호의 올해(9개월) 위탁비는 14억원에 달하며 유류비 등 실비는 별도다.
옹진군 관계자는 “기술적 문제로 4월 취항 후 옹진청정호가 운항을 한 달 쉬었고, 6~8월에는 선박이 고장났다”며 “올해 첫 운항이라 시행착오가 많았고 날씨 영향 등으로 실제 운항 가능일이 적었다. 내년부터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