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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당’이 길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만나자’는 신호를 보내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가타부타 반응이 없다.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연일 ‘공개 구애’를 하는 터라, 김 위원장의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이 애초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이제는 ‘구애 거절’에 따른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구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각) 아시아 순방모두스탁
길에 나서면서부터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을 빌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김정은)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25일 워싱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로 가는 전용기 안에선 “그가 연락해준다면 만날 것”이라거나,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했다.
27일 쿠알라룸프르에서 일본 도쿄로 가는 전용기 안에선 ‘더 센 신호’를온라인배경
다수 발신했다. ‘깜짝 만남’을 목적으로 순방 일정을 늘리는 건 “아주 쉬운 일”이라며, 김 위원장을 만나면 대북 제재 완화·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핵’과 ‘제재’라는 김 위원장의 핵심 관심사를 건드린 셈이다.
김정은의 침묵
김 위원장은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거절인지 수용인지 알 2011유망주식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25일 이후 28일까지 공개 활동 보도도 없다. 이 기간 김 위원장의 최측근 외교참모인 최선희 외무상은 27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했다. 노동신문은 양쪽이 “토의된 모든 문제에서 견해일치를 이룩했다”고 2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애에크리스탈주가
‘북·러 혈맹’ 강조로 응수한 모양새다. 최 외무상은 28~29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안보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한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세게 나와 김정은 위원장도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지금은 만남 불발의 역풍도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인 듯하다”고 말했다.
감지되지 않는 사전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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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깜짝 만남’이라도 경호·의전 등 최소한의 사전 실무 협의는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은 아무런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다. 여러 고위 소식통은 “미-북 사이에 비공개 접촉이 진행되는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 북쪽에도 청소 정도 말고는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깜짝 만남’의 사전 징후는 아직 없다는 뜻이다.
“김정은 결심만 남았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종합감사에 나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조처는 거의 다 했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판문점 회동이 이뤄지려면 오늘과 내일 사이엔 북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정도를 통해 북의 입장 표명이 있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곤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에) 나올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