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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여기 오면 내 얘기를 들어줘서 좋습니다. 평소 집에서 혼자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 힘들어요."
지난 19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 쪽방촌 주택가.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 보니 '사랑방'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철문을 지나니 주택 마당을 빙 둘러싼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굳게 닫힌 쪽방들 사이에 활짝 열려있는 문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사랑방이다. 복지관은 직접 쪽방촌에 사랑방을 마련해 3년째 찾아가는 복지를 실천하고 있다10원야마토게임
.
사랑방 [촬영 황수빈]
이날 사랑방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홀로 사는 중장년 남성을 위해 외모를 가꿔주고 심리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는 소식에 쪽방촌 남성들은 하나둘씩 찾아왔주식평균수익률
다.
사랑방을 찾은 이들은 용모를 가꾸러 왔다는 사실이 내심 수줍은 듯 모자를 푹 눌러쓰거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이날 임재혁 뷰티 아티스트는 사랑방을 찾은 주민들의 손을 자연스레 이끌어 의자에 앉혔다.
의자에 앉은 주민 최모(40대)씨는 "그저께 머리를 잘랐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임 뷰티야간선물시세
아티스트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임 뷰티 아티스트는 최씨의 머리를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두상에 맞게 잘라주겠다며 능숙히 가위질을 시작했다.
최씨는 눈썹 정리까지 받은 후 거울을 보자 은은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곤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후 수줍은 듯 황급히 사랑방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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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카드 [촬영 황수빈]
떠들썩한 외모 가꾸기 시간이 지난 후 본격적인 심리상담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금나나 심리상담가가 마련해온 카드를 하나씩 뒤집으면서 질문을 시작하자 권모(49)씨는 속마음을 털어놓기에스피지 주식
시작했다.
권씨는 "처음에 여기(쪽방촌) 오니까 이웃이랑 소통을 여러 번 시도했는데 잘 안된다"며 "여기 사람들은 남의 얘기 듣는 걸 싫어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혼자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면 미칠 것 같다"며 "여기 오면 좋은 말 많이 듣고 내가 하는 얘기를 들어주니까 좋다"고 말했다.
이날 심리 상담프로그램은 주로 주민들이 속내를 털어놓으면 상담가들이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랑방을 찾은 쪽방촌 주민들은 평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듯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꺼냈다.
그렇게 두 시간 진행된 프로그램은 마무리됐고 주민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시향 프로그램 [촬영 황수빈]
신은경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쪽방촌이 다닥다닥 붙어있지만 의외로 주민들 간 소통이 잘 없다"며 "사랑방을 찾아와서 얘기도 나누고 머리도 자르고 나면 하루를 밝게 보낼 수 있다는 주민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쪽방촌 주민들에게 사랑방에 오겠다고 약속받아도 막상 안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쪽방촌 1인 가구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고독사 사망자는 3천661명이다. 이중 남성은 84.1%로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성별·연령대별로는 50·60대 남성(53.9%)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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